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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일반

올림픽: 마라톤은 왜 42.195km가 되었을까?

by marsol-sports 2026.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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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숫자 하나를 외운다.

42.195km.

왜 하필 42.195km일까?

42km도 아니고 43km도 아니다.

왜 42.195라는 이렇게 애매한 숫자가 전 세계 마라톤의 표준이 되었을까?

이 숫자에는 의외로 영국 왕실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영국왕실때문에 결정된 거리

윈저성 이미지
윈저성

 

마라톤은 고대 그리스의 마라톤 전투에서 유래한 이야기와 연결되지만,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정확한 거리는 훨씬 나중에 결정됐다.

1908년 런던 올림픽.

당시 마라톤의 거리는 지금처럼 42.195km로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데 이 대회에서 출발선의 위치가 특별한 이유로 조정됐다.

 

출발점은 윈저성이었다.

왜 그곳이었을까?

왕실 가족들이 마라톤 출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World Athletics의 역사 자료에 따르면 출발선은 윈저성의 왕실 보육실에서 볼 수 있도록 조정됐고, 결승선은 당시 런던의 화이트시티 스타디움에 있는 왕실 박스 앞에 마련됐다. 그 결과 거리는 26마일 385야드, 미터법으로 42.195km가 됐다.

 

즉 오늘날 전 세계 마라톤 선수들이 목숨 걸고 뛰는 마지막 195m는 원래부터 특별한 스포츠적 의미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출발점과 결승점의 위치 때문에 생긴 거리였다.

투혼의 선수-도란도 피에트리

도란도 피에트리의 마라톤 결승선 통과 장면
도란도 피에트리의 마라톤 결승선 통과 장면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또 있었다.

1908년 런던 올림픽 마라톤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 중 한 명은 이탈리아의 도란도 피에트리였다.

피에트리는 선두로 경기장에 들어왔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힘겹게 다시 일어났고, 경기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런데 이후 규정에 따라 실격 처리됐다.

공식 순위에서는 우승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처절한 경기 모습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World Athletics에 따르면 이후 알렉산드라 왕비는 피에트리의 노력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컵을 수여했다.

굳어진 마라톤 표준거리

그리고 몇 년 뒤 42.195km는 결국 공식적인 마라톤 거리로 자리 잡았다.

1921년에는 이 거리가 표준화됐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하다.

 

세계 최고의 마라톤 선수들은 42.195km를 완주하기 위해 수개월, 수년 동안 훈련한다.

그런데 그 숫자의 마지막 195m는 거대한 스포츠 철학이나 과학적 계산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왕실 가족이 경기를 보기 좋은 위치를 정하면서 생겨난 거리였다.

스포츠에는 이런 이야기가 많다.

 

우리는 규칙이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계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역사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우연 때문에 만들어진 규칙도 있고,

한 사람의 고집 때문에 생긴 규정도 있으며,

관중이나 왕실을 위해 경기장이 바뀌면서 새로운 기준이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작은 결정이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 오늘날에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상식’이 된다.

42.195km.

오늘날에는 세계 모든 마라톤 선수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숫자다.

하지만 그 숫자의 탄생 배경을 따라가 보면,

마라톤은 단순히 고대 그리스의 영웅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왕실, 올림픽, 선수의 비극적인 결승, 그리고 우연한 거리 조정이 만들어낸 스포츠의 역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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