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이야기2 복싱 — 한 선수의 죽음이 바꾼 규칙 세계 복싱의 타이틀전은 원래 15라운드였다. 지금은 12라운드다.세 라운드가 사라진 이유는 한 사람이다. 1982년 1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스물여섯 살의 한국 복서가 링에 쓰러졌고 나흘 뒤 세상을 떠났다. 경기가 끝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14라운드 시작 후 19초였다. 그 19초 때문에 세계 복싱은 세 라운드를 잘라성냥갑으로 만든 관김득구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이런 말을 남겼다. 관을 준비해 놓고 간다고. 진다면 절대 걸어서 링을 내려오지 않겠다고.그는 실제로 성냥갑으로 작은 관 모형을 만들어 가지고 갔다. 지금 이 문장을 읽으면 비장하다기보다 불길하다. 그런데 1982년 한국에서 이런 각오는 낯설지 않았다. 복싱은 가난한 집 아들이 인생을 뒤집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길이었고, 링에 오르는 사람들은 대.. 2026. 8. 13. 오심으로 메달색깔이 바뀐 복싱경기 — 이긴 사람이 진 이야기 승부는 숫자로 남는다. 그런데 어떤 경기는 두 개의 숫자를 남긴다. 하나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고, 다른 하나는 공식 기록이다.1988년 10월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라이트미들급 결승전이 그랬다. 그날의 두 숫자는 86 대 32, 그리고 3 대 2였다.앞의 숫자는 유효타 수다. 뒤의 숫자는 심판 판정이다. 그리고 뒤의 숫자가 이겼다.그날의 3분씩 세 라운드서울올림픽 복싱은 9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106개국에서 온 432명이 참가한 대회의 마지막 날, 마지막 결승전 중 하나가 라이트미들급이었다.한쪽은 스물세 살의 박시헌. 다른 쪽은 열아홉 살의 미국인 로이 존스 주니어였다.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NBC의 유효타 집계는 1라운드 20 대 3, 2라운드 30 대 15.. 2026. 8.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