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 일반

NBA농구: 마이클 조던 - 마지막 슛

by marsol-sports 2026. 8. 25.
반응형

마지막 5.2초

1998년 6월 14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델타센터. NBA 파이널 6차전이었다.

시리즈 전적은 시카고 불스가 3승 2패로 앞서 있었다. 한 경기만 이기면 우승이고, 유타 재즈가 이기면 7차전으로 간다. 불스는 그때까지 다섯 번의 파이널에서 한 번도 7차전까지 간 적이 없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41.9초 전, 존 스탁턴의 3점슛이 들어가면서 유타가 86-83으로 앞섰다. 델타센터가 무너질 듯 흔들렸다. 원정 팀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경고였다.

그로부터 36초 동안 벌어진 일이 NBA 역사상 가장 많이 재생된 장면이 됐다.

마이클 조던
마이클 조던

조던 혼자였다

먼저 그날 불스의 상태를 짚어야 한다.

스코티 피펜이 1쿼터에 허리를 다쳤다. 한동안 라커룸에 들어가 있었고, 후반에 다시 나왔지만 코트를 오르내리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얼굴을 계속 찡그리면서도 그는 끝내 벤치로 돌아가지 않았다. 론 하퍼는 독감을 앓고 있었다.

사실상 조던 혼자 버티는 경기였다. 그는 이날 45점을 넣었다. 야투 35개를 던져 15개를 넣었고, 자유투 15개 중 12개를 성공시켰으며, 스틸 4개를 기록했다.

5초

스탁턴의 3점슛 직후, 불스는 하프코트에서 공을 넣자마자 조던에게 연결했다. 다른 네 명은 3점 라인을 따라 넓게 벌려 섰다.

조던이 잠깐 멈칫하더니 브라이언 러셀(Bryon Russell)을 그대로 제치고 골밑까지 파고들어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86-85. 여기까지 흘러간 시간이 약 5초였다.

이제 유타가 공을 잡았다. 한 점 앞선 상태에서 시간을 끌며 마지막 공격을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18.9초

유타의 선택은 당연히 칼 말론이었다. 그날 31점을 넣으며 불스를 괴롭히고 있던 선수였다.

스탁턴이 왼쪽 로우포스트의 말론을 봤다. 제프 호너섹이 크로스 스크린을 걸어 말론을 열어줬다. 그런데 그때 호너섹을 맡고 있던 조던이 페인트존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말론이 공을 잡는 순간, 조던이 베이스라인 쪽에서 파고들어 아래로 손을 훑었다. 공이 말론의 손에서 빠져나왔다.

18.9초. 시간을 지배하고 있던 팀이 순식간에 수비로 돌아서야 했다.

타임아웃을 부르지 않았다

여기서 첫 번째 선택이 나온다.

필 잭슨 감독에게는 타임아웃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부르지 않았다. 조던은 그대로 공을 몰고 올라갔다.

타임아웃을 부르면 유타도 수비를 정비할 시간을 얻는다. 이미 뒤로 물러나며 흔들리는 상대를 그대로 두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사실 불스에게는 부를 작전도 딱히 없었다. NBA가 훗날 이 장면을 회고하며 쓴 표현대로, 공을 23번에게 주는 것이 그들의 작전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델타센터의 유타 코치진과 선수들도 알고 있었다. 알고 있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10초

조던이 왼쪽 윙에서 드리블을 시작했다. 동료들은 3점 라인 바깥으로 흩어졌고, 데니스 로드먼이 반대편으로 빠지며 가운데를 완전히 비웠다.

러셀이 조던의 왼쪽 엉덩이께에 몸을 붙인 채 낮게 앉았다. 그는 이 시리즈 내내 조던을 맡아온 선수였다. 그날 조던이 야투로 넣은 33점 가운데 24점이 러셀이 주 수비수인 상황에서 나왔다.

조던은 서두르지 않았다. 시계가 10초 아래로 내려갈 때까지 기다렸다. 훗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원하는 시점이 될 때까지 시간을 흘려보냈다고.

그리고 5.2초

조던이 왼쪽 어깨를 낮추며 강하게 한 번 밀고 들어갔다. 러셀이 손을 뻗으며 따라붙었다.

바로 그 순간 조던이 공을 반대쪽으로 넘기며 뒤로 물러섰다. 러셀은 균형을 잃고 코트에 미끄러졌고, 조던 앞에 공간이 생겼다.

그가 점프했다. 공이 손을 떠났고, 림을 통과했다.

87-86. 남은 시간 5.2초.

 

조던은 착지하면서도 오른손을 그대로 들고 있었다. 손목을 꺾은 채 공이 그물을 통과하는 것을 바라보던 그 자세가 NBA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진이 됐다.

그는 훗날 이렇게 설명했다. 관중이 조용해지는 순간이 있고, 그 순간에 들어가면 코트가 잘 보인다고. 러셀이 손을 뻗었을 때 그 순간이 왔다는 것을 알았다고.

유타전, 마이클 조던의 라스트 슛
유타전, 마이클 조던의 라스트 슛

아직 5.2초가 남아 있었다

유타에도 마지막 공격이 있었다.

공은 스탁턴에게 갔다. 그가 윙에서 3점슛을 던졌다. 공이 림을 맞고 튕겨 나왔다.

경기 종료. 시카고 87, 유타 86. 불스의 여섯 번째 우승이었다. 조던은 코트 가운데로 달려가 손가락 여섯 개를 펴 보였다.

밀었을까

이 장면에는 늘 따라오는 논쟁이 있다.

리플레이를 보면 조던이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왼손이 러셀의 몸에 닿는다. 그리고 러셀이 균형을 잃는다. 명백한 공격자 파울이라는 주장이 있고, 방향 전환 과정의 자연스러운 접촉이었다는 반론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NBA 공식 회고조차 이 장면을 설명하면서 약간의 밀침이 있었다는 표현을 쓴다는 점이다. 러셀 본인은 평생 밀렸다고 주장했다.

다만 휘슬은 울리지 않았고, 슛은 들어갔다.

유타 쪽에는 다른 억울함도 있었다. 1쿼터에 하워드 아이슬리의 3점슛이 24초 위반으로 취소됐는데, 화면상으로는 슛이 손을 떠난 뒤에 버저가 울린 것으로 보였다. 그날 경기에는 그런 장면이 하나 더 있었다.

러셀에게 남은 것

러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가 리그에서 손꼽히는 외곽 수비수였다는 점이다. 유타가 조던을 막으라고 코트에 세운 선수였고, 실제로 마지막 순간까지 붙어 있었다. 그런데 결국 그의 선수 경력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조던 앞에서 미끄러진 몇 초가 됐다.

두 번 무너진 팀

유타는 1997년 파이널에서도 불스에게 졌다. 그때는 6차전에서 조던의 패스를 받은 스티브 커의 슛에 무너졌다.

1998년에는 홈에서 6차전을 치렀고, 7차전으로 갈 수 있었으며, 마지막 공격권까지 쥐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조던에게 끝났다.

존 스탁턴과 칼 말론은 명예의 전당에 함께 들어갔지만 우승 반지는 끝내 얻지 못했다.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오늘날 이 슛은 흔히 '조던의 마지막 슛'이라 불린다.

정확히는 시카고 불스 유니폼을 입고 던진 마지막 슛이다. 그는 이후 은퇴했고, 2001년 워싱턴 위저즈에서 코트로 돌아왔다. 다만 그날 밤에는 본인조차 확신하지 못했다. 경기 후 자신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여름 내내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한 시대가 끝났다

이 우승이 특별한 이유는 여섯 번째라는 숫자만이 아니다.

1991년, 1992년, 1993년, 그리고 1996년, 1997년, 1998년. 8년 동안 여섯 번, 두 차례의 3연패였다. 그리고 이 우승을 끝으로 그 팀은 해체됐다. 필 잭슨이 떠났고, 피펜과 로드먼도 흩어졌으며, 조던은 은퇴했다.

처음에 이 슛은 한 경기를 끝낸 슛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 시리즈를 끝낸 슛이 됐고, 결국 한 시대를 끝낸 슛이 됐다.

마지막 36초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41.9초, 스탁턴의 3점으로 유타 86-83. 37초, 조던의 레이업으로 86-85. 18.9초, 조던이 말론에게서 공을 빼앗는다. 타임아웃은 없었다. 그리고 5.2초, 러셀이 미끄러진 자리에서 조던의 점프슛.

 

공을 빼앗은 것도, 마지막 슛을 던진 것도, 우승을 확정한 것도 한 사람이었다. 수비에서 시작해 공격으로 끝난 36초였다.

NBA 역사에는 더 먼 거리에서 들어간 버저비터도, 더 극적인 상황에서 나온 슛도 있다. 그럼에도 이 슛이 특별하게 남은 이유는 단순하다. 그 한 번의 점프슛이 한 경기와 한 시리즈, 그리고 한 시대를 동시에 닫았기 때문이다.

반응형